국내 연간 커피 소비가 1인당 400잔을 넘어서며 커피전문점 수가 10만 곳에 달하는 가운데, 매년 20만 톤 이상 발생하는 커피 찌꺼기의 처리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커피박)를 친환경 단열재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이 본격적인 상용화를 향해 첫발을 내딛었다.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지난 24일 오후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부경하이텍과 ‘탄화 커피박 기반 생분해성 단열재 기술’을 1억 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전북대 손정민 산학협력단장, 기술 개발자인 김성륜 교수(대학원 탄소융복합재료공학과), 부경하이텍 정종균 대표가 참석해 기술 개발과 산업 적용을 위한 본격적인 협력 의지를 다졌다.
이번 기술은 폐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다공성 탄소 구조를 구현함으로써 열전도율 0.04 W/m·K 수준의 고단열 성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친환경 용매 기반 제조 공정, 다공성 필러 복합화 기술 등 핵심 요소기술을 포함하고 있어 자동차를 비롯해 건축, 모빌리티, 배터리 모듈 단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전북대는 관련 원천특허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산업계 수요 확대에 맞춰 후속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기술을 이전받은 부경하이텍은 지난 2022년 군산국가산업단지에 설립된 기업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와 ESG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 기반 신소재 확보를 핵심 과제로 추진해왔다. 회사 측은 이번 기술 적용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기능성 단열 부품, 경량 단열 내장재, 차체용 열안정화 소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성륜 교수는 “바이오 기반 단열재가 실제 자동차 산업에 적용되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폐기물의 고부가가치 변환과 친환경 신산업 창출의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해당 특허의 20% 지분을 가진 김성진 박사과정생은 “학생 신분으로 개발한 기술이 대규모 기술이전으로 이어져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대한민국 신소재 산업을 이끌 연구자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정종균 부경하이텍 대표는 “전북대의 독보적 단열 기술과 당사의 제조 역량을 결합해 전기차 시대가 요구하는 경량·친환경·고단열 성능을 갖춘 차세대 부품 개발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손정민 산학협력단장 역시 “이번 기술이전은 대학 연구성과가 지역 기업의 신사업으로 이어지는 대표적 산학협력 모델”이라며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 발굴과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K-카본 플래그십 기술개발사업’, 해상 P2G 그린수소 저장 플랫폼 기술개발 과제, 학연협력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 등을 통해 개발됐으며, 향후 양 기관은 △단열재 구조·성능 실증 △경량 단열 부품 공동 개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