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산부터 수확, 하얀 빛깔의 귀물 ‘백화고’도 키워

건강한 자연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 그대로 키운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버섯은 뭇사람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깊은 숲속에서 이슬을 머금고 자라 건강 밥상에 빼놓을 수 없는 자연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많고 많은 버섯 중에서도 제일은 능이버섯이요, 다음으로 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을 손꼽는다.

익산 왕궁에 가면 편백나무 숲 속에 참나무 원목에 자연 그대로 표고버섯을 키우는 농장이 있다.

영진표고버섯농장(대표 신재홍)이 바로 그곳. 편백나무 숲 한 가운데 1만4800㎡ 규모의 영진표고버섯농장은 자연 그대로 건강한 표고버섯을 길러낸다.

진안 출신의 신재홍 대표는 20년 넘게 버섯을 재배, 흔치 않은 버섯 전문가로 통한다. 익산 왕궁에 새롭게 터를 잡은 후로는 표고버섯만 전문으로 재배하고 있다.

편백나무 숲 가운데 자리한 농장에는 표고버섯 종균이 자라는 참나무 원목만 2만본에 달한다.

참나무 원목 하나에 54개의 표고버섯 종균을 접종해 꼬박 3년을 정성으로 길러내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표고가 된다.

3년산부터 6년산까지 표고버섯을 길러 시장에 판매하고 나면 다시 참나무 원목을 새것으로 갈아 넣고, 여기에 다시 표고 종균을 접종해 3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기에 표고버섯 재배는 인고의 작업일 수밖에 없다. 표고버섯농장 신재홍 대표의 하루는 누구보다 일찍 시작된다. 새벽 6시에는 농장에 나와 밤새 자식 같은 표고버섯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때에 따라 햇빛도 막아주고 보온막을 치거나 방습포를 치는 작업도 뒤따른다.

신재홍 대표는 “표고버섯이 자라는데 가장 이상적인 환경은 20∼25℃로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적정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농부의 손길이 미치는 만큼 건강한 표고버섯을 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상에 많고 많은 생명 중에서도 오랜 세월을 버텨낸 버섯 중에서도 가장 값비싼 버섯은 송이버섯이지만 깊은 산중에서나 볼 수 있는 송이는 원체 귀한 까닭에 표고버섯을 가장 으뜸으로 친다.

표고버섯은 밤나무나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마른나무에 주로 자란다. 건조 저장하면 표고버섯 특유의 향기가 더욱 짙게 배어난다.

건조 저장할 때 하얀 빛을 발하는 표고버섯을 백화고라 부르고, 백화고는 1㎏에 15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싼 값에 팔려나간다. 검은빛의 흑화고도 1㎏에 1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귀물로 여겨진다.

바로 수확한 버섯보다는 건조 표고버섯을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어 영진표고버섯농장에도 건조기를 갖추고, 하루 내내 건조해 값비싼 표고버섯으로 만들어낸다. 그만큼 일도 배가된다. 새벽부터 표고버섯을 정성으로 가꾸고 3년생만 골라 수확한 다음에도 건조하는 일이 남아 있다.

신재홍 대표는 이처럼 많은 일들을 부인 권신혜씨와 단둘이 오롯이 해내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저녁 늦도록 편백나무 숲에서 표고버섯만 키우다 보니 건강은 자신한다.

표고버섯에 있는 에리다데민은 핏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표고버섯의 효능은 다방면에서 연구되고 있다.

또한 표고버섯은 혈압을 낮춰져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은 완전식품으로 손꼽힌다. 에리다데민은 마른버섯을 물에 우려낼 때 녹아 나오므로 즙액은 버리지 않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 표고에는 비타민 B1과 B2도 풍부하다.

특히 조미료의 주재료로 쓰일 만큼 감칠맛이 특징인 표고버섯의 감칠맛은 구아닐산으로 핵산계 조미료의 성분이다. 표고버섯에는 비타민 D의 효과를 가지는 에르고스테롤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체내에서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 D로 변한다. 식물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비타민 B12가 표고 속에 많다는 것도 밝혀졌다.

중국 명나라 때 오서(吳瑞)는 표고의 효능을 ‘풍치혈파기익(風治血破氣益)’이라 정리했다. 이는 곧 옛사람들도 “표고버섯 포자에는 독감이나 암에 속하는 풍을 다스리는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고 건강식으로 즐겼다는 반증이 되고 있다.

신재홍 대표는 “그 어떤 일보다 손도 많이 가고 힘든 일이지만 자연바람으로 키운 표고버섯이 튼실하게 자라나는 것을 볼 때 보람도 크다”며 “힘들게 키운 만큼 비싼 값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자연에서 키운 건강한 표고버섯은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까닭에 힘들어도 더욱 열심히 표고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과 사람을 생각하는 농장주의 마음을 닮아서일까. 편백나무 숲 속에 자리한 표고버섯농장에 건강한 표고가 피어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다.

표고버섯 문의는 영진표고버섯농장(063-272-2803. 010-3675-2803)

박용주 기자  samnam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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