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전국 곳곳의 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도 동맹 휴학을 결정하는 등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저항하는 전공의와 의대생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되자 시민들의 걱정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일부 병원에선 전임의(전문의 자격 취득 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와 대학교수들까지 연쇄 이탈할 수 있어서다. 전공의들을 대신해 응급실 당직 등에 투입될 수밖에 없으며 만약 장기간 파업 시엔 대기 환자의 진료와 수술을 끝내고 병원을 다시 정상화하는 데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걸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16일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15일 오후 11시부터 16일 오전 2시까지 대전협 회장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5개 병원(빅5) 전공의 대표들이 만나 현안 대응 방안에 대해 긴급하게 논의했다면서, 이들 5개 병원은 오는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한 후 20일 화요일 6시 이후에는 병원 근무를 중단하고 병원을 나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빅5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수만 2,300여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15%에 해당한다. 이들 병원은 며칠 전부터 각 과별로 사직서를 내고 출근을 안 하는 전공의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0시 현재 전국의 7개 병원, 154명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민수 보건복지부2차관은 이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브리핑을 통해 자정 기준 7개 병원, 154명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원광대병원 레지던트 7명과 가천대길병원 레지던트 17명ㆍ인턴 4명, 고대구로병원 레지던트 16명ㆍ인턴 3명, 부천성모병원 레지던트 13명ㆍ인턴 전원 23명, 조선대병원 레지던트 7명, 경찰병원 레지던트 6명, 서울성모병원 인턴 전원 58명이 사직서를 냈지만 수리 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의 이 같은 집단 움직임에 복지부는 이날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에 집단연가 사용 불허 및 필수의료 유지명령을 발령했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중 출근을 안 한 것으로 알려진 병원들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현장점검 결과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개별적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대생들도 저항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중 35개 의대 대표 학생들은 전날 밤 긴급회의를 열고 휴학계 제출 일자를 20일로 통일해 40개 의과대학이 모두 함께 행동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나머지 5개 의대도 동맹휴학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전날(15일)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13일 임시총회에서 의대대표들이 만장일치로 단체행동에 찬성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들을 달래기 위해 전공의 수련과 근무환경 개선 및 권익 증진 방안을 내놨다. 이와 함께 동맹휴학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의대생들에겐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안했다.
국내 전공의 수는 약 1만5,000명인데 전체 의사 수(약 11만5,000명) 대비로는 약 13%밖에 안 되지만 이들은 대형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야간과 휴일 당직을 도맡고 이에 더해 중증ㆍ응급 환자 수술에 참여하는 등 중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지난 2020년에도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 의료 분야까지 포함해 전공의 80% 이상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이들이 집단으로 연차를 쓰거나 사직서를 내는 방식 등으로 파업에 나설 경우, 당장 대형 병원에선 환자들의 진료와 수술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며, 입원 환자와 보호자들은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반 신규 진료와 입원도 어려워지고 응급실ㆍ중환자실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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