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김제소방서장

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20% 이상인 경우를 초고령사회로 부른다. 
대한민국의 지난해 12월 기준 초고령 인구 비율은 19%이며, 매년 약 1%씩 증가해 2035년경 30%, 2050년 무렵에는 40%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기준 29.5%이던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 또한 2025년에 이르러 30%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제시의 경우 총인구 8만1,711명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만7,822명으로 34%에 이른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국가와 지자체, 사회의 각 분야에서 여러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안전이라는 울타리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소방에서의 대비는 더욱 세밀하고 촘촘하게 추진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을 위한 소방관서의 갖은 노력에도 올 1월에만 남원과 익산, 진안에서의 주택화재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의 특징은 피해자 모두가 60대 이상 고령층이고 읍·면 지역에 위치한 농촌마을의 주택에서 발생한 점이다. 
전북특자도의 화재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1~23년)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36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의 사망자 42명 중 읍·면 지역의 사망자는 27명(64.3%)이고 도시지역은 15명(35.7%)이다. 
읍·면 지역 사망자 27명 중 단독주택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16명(59.3%)이고, 60세 이상이 21명(77.8%)인 것으로 미뤄 볼 때 읍·면 지역의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의 비율이 높다는 점과 고령층일수록 화재에 취약한 계층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도내 소방관서에서 추진하는 농촌지역 고령층 화재안전대책은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저감을 목표로 긴급하게 추진됐다. 이를 위해, 김제소방서 전 직원이 김제시 550개소의 마을회관을 찾아 전기장판, 아궁이, 전기콘센트, 화목보일러 등 화재 취약 요인에 대한 사용 중 주의 사항과 화재 사고 예방수칙을 포함한 소방안전교육을 농촌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 농촌지역 소방시설 등의 지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한, 노인·장애인 등 만성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119안심콜 서비스, 임산부와 영·유아 특이 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119구급서비스 등 재난 약자 맞춤형 119구급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화재의 연기는 단 한 모금만으로도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이다. 특히 저녁 시간 수면 중에 발생한 화재의 연기는 공포 그 자체이다. 화재 연기는 공기보다 고온으로 수평 0.5~1m/s 수직 2~3m/s 계단 3~5m/s로 빠르게 이동하며, 천장 면을 먼저 채운 후 아래로 이동한다. 주택화재의 사망자 대부분은 직접적인 화염이 아닌 산소결핍에 의한 질식이다. 
소방법은 주택용 소방시설인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고 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천장 면에 설치돼 ‘화재 발생’ 경보를 울린다. 연기가 바닥 면에 도달하기 전 발하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경보음은 ‘생명을 살리는 경보음’임에 틀림없다.
청룡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김제소방서의 올 1월이 겨울철 화재예방 대책 추진과 함께 훌쩍 지나갔다. 설 명절을 앞두고 반가운 고향집을 방문할 때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준비한다면 반가움을 더해 안심을 선물하는 더욱 뜻깊은 명절이 될 것이다.

/김제소방서장 김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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