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형 편집국장

정부가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에 대한 폐지를 추진을 예고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형마트를 살리는 방안은 마련하면서 왜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등을 살리는 방안은 내놓지 않느냐’는 것이다.

쉽게 말해 정부가 10여 년간 대형마트 업계를 옥죄던 ‘월 2회 의무휴업’ 제도를 폐지하고 영업 제한 시간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은 더 죽을 지경에 놓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규제 폐지 발표로 쿠팡을 비롯한 e-커머스 기업들이 부상으로 위기를 맞은 대형마트 업계가 경쟁력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에 적용하는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 제한 시간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들은 대형마트 규제가 생긴 뒤 e-커머스 업체들이 급성장했다면서, 대형마트들은 같은 온ㆍ오프라인의 연속성이 깨져버렸고 소비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된 만큼 앞으로 대형마트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조치가 소비자는 물론 대형마트 주변 상권의 활성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유통업계의 공룡인 대형마트의 주말 시간대 소비자 유입에 따라 전북지역의 전통시장은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대형마트 온라인 판매도 제한 시간이 없어지면서 전통시장은 유통 경쟁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이들 규제개선 방안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협조가 필요한 실정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2012년 도입됐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규제 사각에 있는 식자재마트와 온라인몰이 수혜를 입으면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돼왔다. 마트에 입점한 자영업자는 보호하지 못한다는 역차별 문제도 불거졌다.

실제 10년의 규제를 거치며 국내 주요 대형마트 3사 영업이익률은 급락했다. 2021년 이마트 영업이익률은 1.8%, 롯데마트는 1%, 홈플러스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2023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22조1,161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가량 늘었고 영업 이익은 같은 기간 68% 줄어든 395억원이었다. 본업에 해당하는 별도 부문 영업이익도 5% 증가에 그쳤다.

롯데마트의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4조3,860억원이었다. 다만 마트-슈퍼 통합 소싱(sourcing:대외구매)으로 영업이익은 89.9% 증가한 800억원이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마트의 통상 평일 매출이 300억원, 주말 매출이 500억원으로 추산된다면서 주말 2회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뀔 경우 월매출 320억원, 연간 3840억원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은 900억원 개선을 추정했다.

조세형 기자  chosh647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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