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세계 최초로 메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그린라이스 벼 계통 ‘밀양360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농진청은 벼 씨알(종실)을 크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지에스쓰리(gs3)에 메탄을 줄이는 작동 원리(기작)가 있음을 새롭게 밝히고, 이를 통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화학비료 50% 저사용 및 메탄가스 저발생 신초형 벼인 ‘그린라이스’를 개발한 것. 

농진청에서는 지난 2022년부터 논에서 온실가스 발생을 저감시키기 위해 저탄소 그린라이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조작 등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벼에 원래 있었던 gs3 유전자를 도입해 메탄을 획기적으로 감축한 결과라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벼 뿌리에서는 메탄을 발생시키는 고세균의 먹이가 되는 물질(삼출물)을 배출한다. gs3 유전자는 이 물질이 적게 분비되도록 작동해 메탄 발생을 줄이고 대신 벼 알을 굵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2019년 개발한 ‘밀양360호’는 영남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는 ‘새일미’에 ‘신동진’이 갖고 있는 gs3 유전자를 도입해 육성한 중만생종 벼다. ‘밀양360호’는 ‘새일미’ 재배에 비해 메탄이 약 16% 적게 발생하며, 여기서 비료를 50퍼센트 줄이면 메탄 감소 폭은 약 24%로 커진다.

또한 일반적으로 비료를 50퍼센트 줄이면 수확량도 약 15~20% 감소하는데, ‘밀양360호’는 절반 수준인 7%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360호’는 비료를 지나치게 많이 주면 쓰러질 수 있으나 적게 주어 재배하면 ‘삼광’보다 밥맛이 우수하고, 흰잎마름병과 도열병에도 강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쳐 클라이밋 체인지(Nature Climate Change)’(2023, IF=30.7)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오기원 논이용작물과장은 “벼 식물체의 유전자를 이용한 전통 육종으로 메탄을 줄인 연구는 이번이 세계 최초이다”며 “이 연구 결과의 가장 큰 의의는 온실가스 감축 이행점검 비용이나 추가적인 노동력 없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식량안보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농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22.5%(2018년 대비) 탄소배출 감축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메탄 감축을 위한 국제메탄서약(Global Methane Pledge) 출범 등으로 메탄 배출 비중이 큰 농업 분야의 적극적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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