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부계약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서민들이 불법사채의 굴레에서 벗어날 길이 열렸다.
금융감독원과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최근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다양한 대부계약 상담사례를 검토하고 이 중 불법성이 매우 짙어 반사회적 대부계약으로 무효화 가능성이 높은 건을 선별했다.

금감원과 법률구조공단은 선별 건을 대상으로 고통 받는 피해자들이 불법사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불법대부계약 전체 무효소송’을 무료로 적극 지원키로 했다.

최근 SNS·인터넷을 활용해 대부업을 하면서 연간 수백에서 수천% 초고금리 이자를 강탈하고 연체 시 지인 또는 성 착취 추심으로 채무자 본인과 주변인의 삶을 파괴하는 악질적인 불법 사금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채무자의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에게 채무사실을 알리거나 대신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불법이다. 또한 채무자의 나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빚을 연체할 경우 지인에게 송부하거나 대중에 유포한다는 협박으로 채권을 추심하고 있다. 이 역시 범죄에 해당한다.

서민들이 이들 대부업자로부터 금전을 빌릴 경우, 이자제한 위반이나 자필계약 불이행, 계약서 미교부, 채권자에 유리하면서 채무자는 현저히 부담인 계약서 등 불법 사례는 다양하다. 특히 채무를 연체할 경우 나체사진을 요구하고 더 많은 대출을 발생시켜 채무자를 협박하는 사례 등은 반사회적 범죄로 지탄 받고 있다.

그런데, 민법상 반사회적 계약(민법 103조)으로 인정될 경우 원금을 포함한 불법 대부계약 전체 무효가 법리상으로는 가능하나, 현재까지는 이를 인정한 판례가 없었다. 법률은 그동안 ‘대부업법’ 상 연 최고금리(20%) 초과 이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중심으로 불법대부계약 피해자들을 지원해 왔을 뿐이다.

하지만 금감원과 법률구조공단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반사회적 불법대부계약 사례를 법리적으로 검토한 결과, 대부계약 체결과정에서 불법채권추심에 이용할 목적으로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 연락처나 나체사진을 제공받는 등 악랄한 불법채권추심, 성착취 추심 등이 연계된 사례들은 반사회적 계약으로서 무효화를 적극 주장할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금감원과 법률구조공단은 향후 불법사금융 피해사례에 대한 무효소송을 지원해 반사회적 불법대부계약이 법원의 판결을 통해 무효로 인정받을 수 있는 첫 사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금감원과 법률구조공단은 7일 금감원 회의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금감원이 불법대부계약 무효소송을 위한 소송비용 일체를 부담하고 법률구조공단은 소속 변호사를 무효소송 대리인으로 선임해 피해자를 위한 무효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불법사금융 피해자 신고를 받아 불법대부계약 무효소송을 적극 지원하고 피해자들이 불법대부계약으로 인한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고 평온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밖에 불법사금융 피해자 구제를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적극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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