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친일잔재 청산 작업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다. 이는 도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이란 고작 각 시·군에 공문을 보내서 친일잔재 청산에 관한 조치사항을 취합하는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 이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1)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2019년 도정질문을 통해 친일잔재 청산 작업과 관련된 도정 난맥상을 지적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019 기해년을 전북도 친일잔재 청산의 원년으로 삼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은폐된 식민잔재를 발굴해서 청산하고 망각의 탈식민에서 성찰의 탈식민 시대로 전환하자는 게 요지였다. 
당시 이 의원이 도정질문을 시작하며 인용한 문구는 일제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의 망언이었다. “나 아베 노부유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놓았다. 조선인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는 망언이다.
그런데 아베의 예언은 비록 그것이 우리 민족에게는 저주와 같은 망언이었다고는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현실을 보면 아베의 저주는 결코 헛된 소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대명천지에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독립운동 애국지사들이 역사적 공과와 시시비비를 따지는 역사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냐는 것이다.
따라서 친일의 장막을 걷어내야 하는 역사적 책무를 직시하고 공공행정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는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추진, 친일잔재 교육영상 콘텐츠와 리플렛 등의 제작 및 배포와 같은 가시적인 조치를 한 이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일제 잔재는 우리 일상 곳곳에 남아 있다. 우리가 무심코 감상하는 조경도 다르지 않다. 조경 디자인이 왜색으로 가득 차 있고 조경의 구성 요소인 나무 수종 선택도 일제 잔재가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 사당인 현충사 본전에도 일왕을 상징하는 금송이 있어 논란이 됐던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 금송은 구 도지사 관사에도 식재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민을 대표하는 도백이 머무는 상징적인 공간에 굳이 금송을 그대로 존치시켜야 할 이유가 있을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드는 대목이다. 
설령 조만간 도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라고 해도 문제의 금송에 대해서는 반드시 마땅한 조치가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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