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렬 농업연구사

벼는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의 주식으로,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병발생 피해 면적이 증가하면서 안정적 수량확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 그 중 국내 벼 흰잎마름병 피해 면적은 2018년 3,283ha에서 2021년 6,258ha로 3배 증가하고, 특히 주산지인 전라도의 경우 2018년 1,950ha에서 2020년 16,722ha로 8.6배 급증하면서 사회문제로 다루어지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기후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병원균이 다양한 종으로 분화되는 등 벼 수량 확보에 대한 위협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빠르게 변화하는 병원균의 종류와 변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복합저항성 증진 유전자 발굴과 육종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 

◆다중 오믹스 분석기술 적용, 복합저항성 증진 유전자 발굴
지금까지 알려진 저항성 유전자는 대부분 단일 병원균에 대한 저항성이므로, 여러 병해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하려면 각기 다른 저항성 모본을 계속적으로 교배해 최종적으로 하나의 품종에 저항성 유전자를 집적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방법으로는 다양한 모본의 선발, 수많은 교배조합 작성 및 교배, 다수의 전문가에 의한 후보 선발 등 많은 시간과 엄청난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또한 최근의 병 발생 양상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병과 불량환경(가뭄, 고온, 홍수 등)이 동시에 작물에 영향을 끼치는 복합 피해인 경우가 많아 복합/
지속 저항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명공학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진은 유전체, 단백체, 전사체 등 최신 생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한 다중 오믹스 분석 기술을 이용해 목표유전자를 정확하게 선발하고, 그 기능성을 확인했다. OsArg1(흰잎마름병과 키다리병 저항성), OsWRKY114(키다리병 저항성과 가뭄 저항성 조절 기능) 등을 선발하고, 복합 저항성 증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있으며, 다중 오믹스(유전체, 단백체, 전사체 등) 농생명 데이터 활용 기술축적으로 디지털 육종 기술 발전에도 기여했다.
단일 저항성 유전자를 이용한 저항성 품종은 병원균의 생활 중 변이가 일어나는 균계 분화(작은 돌연변이)로도 쉽게 무너지나, 유도저항성(식물 고유의 병저항성 기작을 인위적으로 유도) 등 식물의 병저항성 전반을 증진시키는 유전자를 활용하면, 단일 병 저항성 품종대비 복합적이고 지속적 저항성을 가진 육종소재 육성/품종 개발이 가능하게 되는 등 벼 육종 분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생명공학 기술 이용해 병 저항성을 가진 다양한 유전자를 발굴하고, 불량환경에도 적응 가능한 유전자를 가진 육종 소재 개발 및 품종육성, 그리고 발굴과정 중 확보한 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육종 등을 통해, 지역 및 지형 맞춤형 육종소재를 개발하면 벼를 비롯한 화본과 작물 전반에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품종육성 기술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으며, 환경과 그에 대한 작물의 반응 분석 데이터 축적으로 디지털 육종 기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중 오믹스 활용기술로 디지털 육종 기반 구축에 기여
이번 연구는 유전체, 단백체, 그리고 전사체 등 다중 오믹스 기술을 활용해 신규 유용 유전자 발굴 등 빅데이터 확보와 자료 축적으로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육종 기술 기반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관련 분석기술 노하우 축적은 다른 식량작물 연구로 전반에 확산 가능해, 국내 식량안보 확보에 기여할 것이다.

◆복합/지속 저항성 증진 품종 개발로 경제적 손실 최소화
 2021년 기준 벼 재배소득은 786만원/ha이며, 벼흰잎마름병으로 인한 피해액은 492억 정도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복합저항성 품종을 재배할 경우, 연간 356.7억 피해액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72.5% 병반 감소율 반영시) 있다. 현재 우리나라 농가에서는 논벼 생산비용에서 농약비용은 331,480/ha(’22)로 3.9%(전년 대비 7.7% 증가)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 벼 재배면적 72만7천ha(’22)의 농약 총비용은 2,410억원에 이른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국내 농약사용량은 11.8m2/1ha(‘16년 기준)로 선진국 대비 5배 ∼ 10배 많은 사용으로 경제적 부담이 크고 소비자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우려가 있다. 생명공학기술의 작물 육종소재 적용은 우리 육종기술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이며, 글로벌 종자 시장진출 가능한 해외연구기지를 활용하면, 생명공학 종자(옥수수, 밀, 콩 등)의 고부가 가치화뿐만 아니라 국정과제 목표 중의 하나인 식량안보 및 지속 가능한 농업기술 개발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 박상렬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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