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전라도 천년사’ 발간에 더욱 신중해야 하겠다. 이는 식민사관ㆍ역사왜곡 논란, 맞춤법 오류투성이 등이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당 소속 농산업경제위원회 오은미 의원(순창군)은 지난 15일 5분 자유발언에 나서 ‘전라도 천년사’ 발간과 관련된 도정 난맥상을 질타했다.
오 의원에 따르면 이번 ‘전라도 천년사’는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호남권 3개 광역단체가 24억원을 들여 1만3,559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총 34권으로 된 대형 역사서 편찬사업이다. 
당초 계획은 1018년부터 2018년까지의 ‘천년사’로 사업비 15억원이었으나 선사시대까지 영역을 확대해 ‘오천년사’가 됐다. 하지만 마한 및 백제, 가야사 서술 내용에 대해 ‘일본서기’의 지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해 시민단체와 전북ㆍ광주ㆍ전남 지역 정치권 등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현재는 많은 논란과 문제 제기에 2주간의 공람 기간(2023.4.27.~5.7.)을 가졌으나 요식행위라는 비판과 직접 확인한 왜곡된 역사를 이대로 출간할 수 없다는 여론이 더욱 거세지자 공람 기간을 오는 7월 9일까지 2개월 연장한 상태이다.
여기에서 모두가 주목해야할 점은 ‘전라도 천년사’가 개인 서적이 아니고 막대한 혈세를 들인 관에서 펼쳐내는 서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집필진들은 개인 자격이 아닌 전라도 전체 도민들의 이해와 공감을 대변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책이 출간되는 순간 집필진 개인의 해석이나 입장보다는 전북도, 전남도, 광주광역시의 공식 입장이 돼 공적 권위와 신뢰성을 인정받으며 이후 전라도 역사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물론 이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문제는 이들 3개 자치단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인 것이다. 
특히 가야사 부문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난제가 쌓여 있고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도 그리 오랜 세월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봉수나 제철유적, 존재했던 정치체를 놓고도 학계의 논쟁이 진행 중에 있다.
따라서 발간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직 밥이 설익었는데 학계의 다른 연구 결과나 주장은 배제한 체 자신의 연구 성과나 주장의 정당성을 관철하는 통로로 관찬 서적이 활용돼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는 역사가 과거의 단순한 사실의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의 삶을 규정하고 미래의 방향까지도 제시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아우르고 있어서다. 이에 ‘전라도 천년사’는 전라도의 자부심이자 긍지여야 하고 전라도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야 하겠다. 
특히 광개토대왕 비문 조작부터 일제강점기 조선사편수회를 통한 역사 왜곡을 자행하면서 정한론의 근거로 활용하고 일제의 침략을 정당화했던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 재무장을 서두르고 평화헌법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라도 천년사’가 그들의 주장에 날개를 달아줘서는 절대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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