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미정 토양비료실장

가축을 사육하면서 나오는 가축분뇨의 처리 문제로  세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가축분뇨는 2020년 기준 5,101만톤이 발생하고 있으며, 전북 지역 발생량은 전국의 11.2%에 해당되는 양인 571만톤에 이른다. 육류소비량 증가에 따른 가축 사육 두수 증가로 인해 발생된 가축분뇨의 관리 문제가 농업 환경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면서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으로 경축순환 농업이 대두됐다.

▲지역 양분 자원인 가축분퇴비!  
경축순환농업은 단어 자체에서 의미하듯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퇴·액비화해 농가에 작물 양분으로 공급하고, 농가에서 생산한 볏짚 등의 부산물은 사료화해 축산농가에 공급함으로써 환경부담을 줄이는 즉, 경종농가와 축산농가가 서로 이익을 얻는 농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경축순환 농업의 중심에 있는 가축분뇨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경축순환 농업연구를 추진해 오고 있다. 부숙 유기질비료인 가축분퇴비 고품질화를 위한 벼 맞춤형 입상퇴비를 개발해 전북 지역 8개 시군에 시범적으로 적용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지역 자원으로써의 가축분뇨를 안전하게 이용하고 화학비료와 원료를 전량 수입하는 유기질 비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작물별 시비기술을 개발했으며, 2021년부터는 시·군 현장에서 밭작물을 대상으로 하는 현장 실증 연구를 진행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가축분퇴비 활용 지침서와 작물별 가축분퇴비 사용을 위한 안내 리플릿도 발간해 농경지에서 가축분퇴비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현장에 보급했다. 

▲현장과 연계한 실증 연구로 기술 확산성 높여 
부숙 유기질비료인 가축분퇴비의 수분 함량과 크기를 조절해 입상화시킨 ‘벼 맞춤형 가축분입상퇴비’는 벼 재배 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논물 유실에 따른 오염 가능성을 적게 했으며, 비료 성분 비율을 벼 생육에 적합하도록 개선한 고품질의 벼 맞춤형 퇴비로서 도내 2개 업체에 기술이전했다. 생산업체에서는 농진청,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이를 해외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는 지난 2개년(’21~’23)간 전북 지역 벼 재배단지 219ha에 시범사업을 통해 만족도 75%의 긍적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올해(‘23)에도 60ha 이상의 면적에서 사업이 추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지역 양분자원으로서의 가축분퇴비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도내 주요 7개 시군과 연계한 주요 밭작물에 대한 현장시험에서 정확한 토양진단을 통해 화학비료의 일정량을 대체해 가축분퇴비를 사용하는 경우 작물의 수량성 확보와 토양 탄소 함량 증대 등의 지력 개선의 효과가 있음을 도출했는데, 농가의 여건에 따라 입상퇴비나 분상퇴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으며, 비교 결과와 더불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 등을 수록한 가축분퇴비 활용 지침서를 발간해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농업 관련 종사자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했다. 아울러 농업인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을 알기 쉽게 하도록 작물별 가축분퇴비 사용요령 리플릿 6종도 제작·보급했다. 

▲수량과 환경을 고려한 기준 제시, 탄소 저장량 증대 등 공익적 효과 기대 
비료 성분 함량 조절을 통해 입상으로 만들어진 ‘벼 맞춤형 가축분 입상퇴비’는 화학비료 사용 경우 대비 수량이 103% 수준으로 수량 유지가 가능했으며, 쌀 품질도 단백질 함량이 5.9%를 보여 양호했다. 또한, 밭작물에 대한 가축분퇴비의 선택 폭을 넓히고 그 시용효과를 살피고자 추진한 현장 연구에서 입상퇴비와 분상퇴비 모두 일정량의 화학비료를 대체해 사용하는 경우 작물별 수량은 화학비료 수준의 수량 유지(양배추, 브로콜리 등) 또는 증가(감자, 고구마, 콩, 고추 등)돼 수량성 확보가 가능했다. 2개년간 토양 탄소 저장량도 작물별로 2~25% 증가했으며, 양분이 부족한 토양의 경우 비옥도가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가축분퇴비로 대체한 화학비료 절감에 따라 작물별로 10a당 8.4~31.1kg CO2-eq의 온실가스가 간접적으로 배출이 감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학비료 대체 지역자원으로써 지역단위 양분관리에 기여
논에서의 입상퇴비는 먼지 날림이 적고, 양분 함량이 높으며, 사용이 편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사용 확산성이 높으며, 밭에서는 분상형과 입상형의 가축분퇴비 모두 비료 양분의 일부로서 사용하는 방법과 효과를 작물별 실증기술로 제시함으로서 그 활용성과 선택의 폭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역자원인 가축분퇴비를 활용함으로서 수입에 의존하는 비료 원료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 수급 불안에 대응할 수 있고, 가축분퇴비로 대체한 화학비료 절감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킬수 있는 간접적인 공익적인 효과도 있다. 또한, 지역단위 양분관리제에 대응한 환경적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 

이제 탄소중립은 경축순환농업과 지역단위 양분관리제까지 함께 보듬어야 할 농업에서 피할 수 없는 화두다. 이를 위해 모든 농사 방법도 탄소 배출은 줄이고 농경지로의 저장량은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저투입 지속 농업으로의 방향 전환이 필요한 때다. 이에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앞으로도 가축분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논물관리 방법이나 녹비작물과의 활용방안, 농경지 탄소 저장을 위한 바이오차와의 연계 연구 등 지역 양분자원을 활용한 저탄소 농업기술을 농가에 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이다.

/엄미정 전북농업기술원 농업환경과 토양비료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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