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석 농업연구사

  
정부의 지원과 농가의 인식 변화에 힘입어 축산 농가에도 스마트팜 보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축종과 달리 오리는 스마트팜 보급이 더디고 관련 기술 개발도 매우 미진한 실정이다. 

▲가금 사육농가의 깔짚 자동관리를 위한 스마트팜 기술 개발
오리는 수분 섭취량이 많아 그만큼 분뇨 배출량도 많은 편인데, 바닥이 질어지면 암모니아나 각종 악취물질의 발생도 증가하고, 젖은 바닥으로 인해 동물복지 평가 지표와 관련되는 발바닥피부염이나 깃털쓸림 등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오리 농가에서는 생육환경 관리를 위해 왕겨나 톱밥과 같은 깔짚을 주기적으로 뿌려주는데, 과도한 노동부하와 유해한 분진환경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바닥관리를 위해 손수레 등을 이용하여 인력으로 직접 깔짚을 뿌려주거나 퇴비살포기와 같은 장치를 개조해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때 많은 시간과 노동 강도가 요구된다. 더욱이 왕겨, 톱밥을 뿌려줄 때 미세한 입자들로부터 다량의 분진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분진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만성 혹은 급성 호흡기계 질환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또한 가금 사육 농가를 매년 괴롭히고 있는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해, 차량형 퇴비살포기의 바퀴를 통해 농장 외부 바이러스가 농장 내부로 유입될 수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깔짚 관리 시 소요되는 노동부하, 유해 분진 환경 노출 위험, 가축전염병 발생 위험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오리 스마트팜 보급 확산 기여를 위해 무인 깔짚 자동관리 장치를 개발했다.    

▲인력투입·분진환경 노출 위험·외부 오염물질 유입 ‘제로’
이 장치는 ICT 기술을 이용해 깔짚의 공급과 살포 전 과정이 ‘무인자동관리’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외부의 바이러스, 세균 등과 같은 오염물질의 유입 차단을 위해 지붕 하단에 레일을 설치해 ‘현수형’ 구조로 설치되며 깔짚의 목표 살포량, 이동 속도, 살포 강도, 작업 일정 등 농장주의 사전 설정에 따라 사람의 개입 없이 전 과정을 알고리즘에 따라 무인으로 실시한다. 오리 사육 시설(5,000수 기준) 1개 동당 작업자의 성별·살포 방식 등에 따라 최대 2시간 가량 소요되던 작업이 사람의 개입 없이 15분 내로 완료될 수 있어 과도한 노동 강도와 시간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깔짚 살포 시 발생되는 분진을 측정한 결과, 코나 목과 같은 상기도부위까지 침투가 가능한 흡입성 분진은 최대 17.1배, 폐 속까지 침투가 가능한 호흡성 분진은 34.0배 가량 허용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장치를 이용할 경우 농장 내부로 출입할 필요가 없어 이러한 유해 분진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권경석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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