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한 느슨해진 방역의식과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이 문제를 더욱 키워 이에 대한 강력한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이는 전주의 한 고교에서 ‘제주도 수학여행’을 앞두고 이미 출발 전에 10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수학여행을 취소하지 않고 이들을 제외한 상태에서 477명이 출발하다보니 한 울타리 안에 자리한 중학교로 집단 감염(50명 발생)이 번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A고교와 B중학교는 같은 재단 소속이며, 교내 주요 시설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중학교에는 A고교 재학생과 자매ㆍ남매 관계인 학생들이 다수 있다는 점도 추가 확산의 우려를 낳고 있다.

전북도 및 전북교육청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1시 현재 A고교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는 학생 144명, 교사 15명 등 총 159명이다. 자가격리자는 학생 127명, 교사 13명 등 140명으로 조사됐다.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는 추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A고교 1~2학년 학생과 교사 등 477명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490명 정도가 수학여행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출발 전날인 지난 11일 여행 참여 전체 인원을 대상으로 한 학교 자체 자가 검진키트 검사에서 10여명 정도가 양성이 나와 이들을 제외한 477명만 여행에 나섰다.  

이에 따라 수학여행 출발 전 확진 의심 등의 불안 변수가 확인됐던 만큼 일정을 너무 무리하게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당국은 출발 직전 의심 증세 학생들이 발견돼 자가 검진을 통해 10명 정도가 양성이 나왔다면서, 이들을 제외한 학생 및 교사만 수학여행에 나섰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의심 증세 학생들이 분명히 확인된 상황에서도 무증상 전파 및 잠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 결국 화를 키운 셈이다. 더욱이 수학여행 도중에도 의심 사례는 잇따라 발생했는데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은 이어졌다. 

다시 말해 제주도에서 일정을 진행하던 중 의심 증세가 보고(자가 검진키트 검사 상 양성)됐음에도 학생 11명과 교사 2명 등 13명만 전주로 조기 귀가시킨 것이다. 이에 출발 전과 여행 도중에 확진으로 의심되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나왔으면 전체 일정을 취소했어야 옳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에 진입한 상황에서 이런 집단감염이 발생해 난처하다면서, 여러 의심 상황이 있었는데 단체로 수학여행을 가고 특히 중단 없이 진행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전북도 보건당국, 전주시보건소, 전북교육청 등과 관련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동선 상 제주와 광주지역도 연관이 있는 만큼 조만간 질병청 호남권역질병대응센터도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주 A고교는 21일 여름방학에 들어갈 방침이었으나 코로나19 집단감염 등을 이유로 20일 조기 방학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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