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홍정우 기자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사자성어로 어떤 일이 점점 더 재미있는 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점입가경은 어떤 일이 점점 꼴사납게 흘러간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올해는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정치적 이슈가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당연히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들의 선거철 낯내기가 점점 점입가경이다.

지난 17일 김제·부안지역구 이원택 국회의원이 오전 9시 부안군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일반적으로 국회의원이 오전 9시에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대단히 시급한 사안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부안지역 기자들은 기자간담회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준비하고 부안군의회를 찾았다.

하지만 이날 기자간담회는 별다른 이슈 없이 싱거운 인사와 민원성 질의응답으로 끝났다.

기자간담회를 하면 당연히 배포되는 보도자료나 설명자료, 정책자료집 조차 없었다.

대선이나 지방선거 등 선거철 이슈와 관련된 자료도 전무했다.

한 마디로 어이없는 기자간담회였으며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공을 들인 내 자신이 한심했다.

선거철인 만큼 이른 시간임에도 지방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국회의원의 병풍역할을 하기도 했다.

아무런 의미 없는 기자간담회에 기자들은 물론 지방의원, 더나가 부안군회의 직원들까지 많은 노력이 낭비된 것이다.

물론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의 언론인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옮은 일이다.

그러나 이른 시간에 기자간담회를 예고하고 지방의원들까지 대동한 채 무의미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이원택 국회의원의 속내가 뭔지 의문이다.

올해의 경우 특별한 이슈가 없더라도 대선과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 이러한 이원택 국회의원의 맹탕 기자간담회가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높은 정치인의 지역방문에 지역사회 모두가 준비하고 기다리고 의전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는 구태정치의 산물이며 없어져야 할 우리사회의 폐단이다.

‘내가 왔으니 모두 나를 보러오고 모셔라’라는 식의 안일한 정치의식은 싹 버려야 한다.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도 대통령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머슴이라고 말하는 시대에 선거철 자신의 낯내기에 언론과 지방의원을 동원한 이원택 국회의원의 모습은 참 씁쓸함을 준다.

홍정우 기자  jbjb01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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