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와 전주시의회, 전주권광역쓰레기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는 자신들의 입장과 명분만을 따지지 말고 오직 시민만을 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는 시민들이 내놓은 각종 쓰레기들이 지난 13일부터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서 발생했는데 최근 가을장마가 지속되면서 이들 쓰레기에서는 악취가 크게 발생하고 각종 벌레들이 득실거리는 실정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정이 이 같은데도 전주시의회는 ‘마치 군주처럼 군림하는 전주권광역쓰레기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으며, 전주권광역쓰레기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성상검사(소각해서는 안 되는 쓰레기를 분류하는 작업)인 만큼 시의회가 이를 놓고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크게 맞서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시민들이 일반적으로 누려야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행동인데 이들 모두는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임에도 이를 망각하고 시민을 담보로 하고 있어 시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 같아지자 전주시는 임시 야적장을 마련하고 쓰레기 처리에 외주 업체를 투입하고 있지만 이 역시 쏟아지는 쓰레기를 처리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시내에서 하루에 수거되는 생활폐기물 양은 235여 톤에 달하는데 성상검사가 강화된 13일에는 절반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80~90%까지 성상검사에 막혀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그만큼 수거하지 못한 쓰레기가 전주 시내 곳곳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24일에는 주민협의체가 침출수와 악취, 해충 등 마을의 환경적 문제를 이유로 ‘매립장 운영 일시 중단’을 시와 시의회에 통보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까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도심 곳곳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전주시는 임시방편으로 송천동 하수종말처리장과 삼천동 청소 차량 차고지, 효자동 공원묘지 인근 등 3곳을 임시 야적장을 조성해 운영 중이지만 이마저도 포화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전주시는 하루에 1억5,000여만원을 들여 익산과 전주, 군산 등 3개 업체를 통해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으며, 야적장 민원을 고려해 해당 지역부터 쓰레기 처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들 세 곳 업체에서 하루 처리 가능한 용량은 150톤 규모로 전주 시내에서 배출하는 쓰레기 처리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이번 쓰레기 대란의 발단은 전주권광역쓰레기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가 주민총회를 거쳐 주민참여 위원 후보(2배수 12명)를 선정해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시의회에서 협의체의 의견과 달리 후순위자를 추천한 데에서 비롯됐다.

시의회는 명단 가운데 마을 거주기간 등을 고려해 6명을 뽑아 집행부에 최종 결정을 요청했고 협의체는 주민이 추천한 선순위자를 시의회가 제외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9월 2일 임기 시작을 앞두고 총원 10명 중 과반 이상이 사퇴 의사를 표명해 협의체 구성 자체도 어려워졌다.

시의회가 추천한 6명 가운데 4명이 이미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김제와 완주에서 선출한 4명의 위원도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주시와 전주시의회, 전주권광역쓰레기매립장 주민지원협의체는 다시 한 번 모여 갈등 해결을 위한 자리를 서둘러 마련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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