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윤 국경없는 교육가회 홍보이사·문학박사

계절의 여왕 5월, 부르키나파소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담은 동영상을 하나 받았다. 열댓 명의 아이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비행기가 떨어지면 주워서 또 날리고, 그 넓은 운동장을 비행기와 함께 마구 뛰어다니는 활기찬 모습의 동영상이었다.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를 따라 성큼성큼 뛰어가는 기다란 다리의 아이도 있고, 발밑에 툭 떨어지는 비행기를 주워서 날려보지만 또 툭 떨어지자 시무룩해지는 아이도 있고, 뛰다가 넘어져서 울음보를 터뜨리는 아이도 있다. 1분 가양의 짧은 동영상을 나는 반복해서 보았다. 동영상 42초 타임에서 넘어지는 아이, 나는 몇 번이고 “아이고!”라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역시 입꼬리가 올라갔다.
 
국경없는 교육가회 부르키나파소 현장 책임자에게 “어린이날입니까?”라고 물었더니, “여기는 어린이날이 없습니다”고 했다. “어린이날 비슷한 것은 없나요?”라는 질문에 한참 답이 없다가 “11월 20일이 ‘국제 어린이 권리의 날’이라고 하는데 공휴일은 아닙니다”는 답이 왔다.
 
여하튼 ‘비행기 날리기’는 5월의 특별한 날 행사가 아니라, 독서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였다는 것이다. 
 
부르키나파소에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없다. 국경없는 교육가회에서는 이 사실을 알고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일명 ‘꿈 도서관 사업’인데 2020년 7월 삼성꿈장학재단에서 지원하는 ‘글로벌 장학사업’에 선정되어 부르키나파소 아동을 위한 도서관 설치 및 독서교육프로그램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꿈장학재단에서는 멘토링 꿈장학사업, 리더육성 장학사업, 배움터 교육지원사업, 글로벌 장학사업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완전한 사회통합을 꿈꾸는 ‘밀알복지재단’에서도 삼성꿈장학재단 글로벌 장학사업의 일환으로 말라위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말라위 사업장의 ‘은코마 드림커뮤니티 도서관’에서는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의 책 읽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말라위는 4학년까지 현지어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5학년부터는 말라위 공용어 중 하나인 영어를 본격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고로 아직 영어가 서툰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을 위해 현지어와 영어가 함께 있는 동화책을 교재로 큰 소리로 책을 읽는 리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촌 가난한 이웃의 자립을 돕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지구촌나눔운동’ 르완다 사업소 우정도서관에서는 삼성꿈장학재단과 함께 문해교육 프로그램인 ‘글 놀이터’를 진행하고 있다. 독서는 물론 동화 구연, 언어와 숫자 학습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지고 있는데, 이곳의 아이들이 동화를 읽고 흥미를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 동화를 만들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내용이 참 궁금하다.
 
아시아 분쟁지역의 인권과 지원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단체인 ‘아디(Asian Dignity Initiative)’는 2016년 미얀마 메이크틸라에서 무슬림 주민 학살 사건 이후 인권실태조사를 시행했고, 이듬해 삼성꿈장학재단의 협력으로 평화세대 양성을 위한 로까야다나 평화도서관 사업을 진행하였다. 2019년부터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운영 및 평화 감수성 교육을 진행하는 중이다. 약 80명의 아이들과 함께하였으며, 2,000여명의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도서관이다.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 있고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자아 존중감, 타자에 대한 공감능력, 생태감수성, 다문화감수성, 나의 몸을 사랑하기 등 다양한 가치를 배우고 있다.
 
삼성꿈장학재단 글로벌 장학사업은 세계 여러 나라에 도서관 설립을 돕고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있다. 부르키나파소 꿈 도서관에서도 5월을 맞이해서 대한민국의 어린이날을 소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꿈을 지원했다. 그들의 꿈을 종이비행기에 실어서 미래로 날리는 모습이 예쁘고 참 예쁘다.

/고선윤 국경없는 교육가회 홍보이사·문학박사

전북제일신문  webmaster@jbjnews.com

<저작권자 © 전북제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