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상영관 설치 1억7000만원 끝나면 바로 철거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메인행사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옥토CGV주차장에 대규모 야외상영 공간 ‘전주돔’을 설치, 경제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한 전주국제영화제 행사장으로 개인 소유의 주차장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300만원에 임대해 특정인을 위한 특혜라는 지적이다.

또 그 장소에 야외상영장 '전주돔' 설치에 1억7000만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3억여원을 행사장과 각종 전시 부스 등을 만들면서 시민들 혈세 낭비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는 1~2년 하고 문을 닫아버릴 전주영화제 행사도 아닌데 매년 수천만원을 들여 장소를 임대하고 억대의 공연장 설치와 철거를 반복하는 전주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주시에 따르면 오는 27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 메인행사장은 작년에 이어 옥토CGV주차장에 야외상영 공간 ‘전주돔’을 설치해 개막식을 비롯한 영화제 주요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지난 2월 20일 전주국제영화제 야외행사장 행사시설 공사 등을 위해 입찰 공고를 내고 콘소시엄을 맺은 서울과 전주업체 2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예산은 42억8000만원으로, 이중 25억원은 전주시에서 보조한다. 관객들이 보기 힘든 좋은 영화를 더 많이 찾아 소개해야 할 영화제 예산 중 4억7000여만원이 단순 행사 시설비로만 들어가는 셈이다.

‘전주돔’이라는 이름이 붙은 메인행사장은 1억7000만원을 투입해 옥토CGV주차장 내 대형텐트를 활용한 야외상영장을 조성하고 계단식 좌석 1000석과 플라스틱의자 2000석을 설치, 최대 3000여명 관객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메인행사장에 들어서는 대형텐트(TFS텐트)에서는 개·폐막식과 야외상영, 공연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주라운지 내 관객편의를 위한 각종 부스운영을 위한 MQ텐트, 이동식화장실, 프리자어닝 등 행사용품 렌탈도 운영한다.

전주시와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영화의 거리 한곳에서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 아래 작년에 이어 도심 한복판 주차장에 메인행사장을 설치하고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는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

교통환경 인프라도 취약한 구도심 한복판 주차장에 3000명이 넘는 군중이 운집하는 메인행사장을 설치해 영화제 기간 시민들과 방문객들의 교통 불편과 주차대란, 안전사고 위협에 내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여기에 올해로 18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랜드마크가 될 영화제를 상징하는 메인행사장도 없이 매년 영화제가 열릴 때만 개인 소유 주차장에 수억원을 들여 야외상영관을 설치하고, 영화제가 끝나면 바로 철거하면서 경제적 실익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거주하는 유모(43)씨는 “영화제가 아니라도 이 지경은 도로도 좁고 교통여건도 좋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 영화제가 열리면 교통 불편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영화관 소유 주차장을 전주의 대표적인 축제인 전주국제영화제 메인행사장으로 설치해 운영한다는 발상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영화제 집행위 관계자는 “영화제를 영화의 거리 한 곳에 집약해 운영할 필요가 있어 작년부터 주차장에 메인행사장을 설치, 관객들의 반응도 좋아 올해도 같은 곳에 설치하게 됐다”며 “다른 곳의 영화제도 야외상영관 설치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samnamilbo@daum.net

<저작권자 © 전북제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