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서 화학물질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환경오염 사고 예방을 위한 산단 완충저류시설 설치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화학물질사고는 총 45건으로 이중 절반가량이 최근 3년 사이에 발생했다. 이는 도내 화학물질 취급 업체와 취급량이 지속 증가한 것에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전북도의회 윤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ㆍ무주)에 따르면 화학물질을 다루는 기업들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도 불의의 사고로 유해화학물질이 유출될 수 있는 만큼 실질적 방어망 구축에 즉각 나서야 하겠다. 
정부도 이를 의식하고 환경오염사고 예방을 위해 완충저류시설 설치를 의무화 했지만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유해화학물질 대재앙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완충저류시설 설치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정부는 ‘물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공업지역 또는 산업단지 내 화학물질 사고로 인한 유출수와 초기우수를 저류하기 위해 완충저류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면적 150㎡ 이상, 특정 수질 유해물질이 포함된 폐수배출량이 하루 200톤 이상, 폐수배출량이 1일 5,000톤 이상 배출하는 공업지역 또는 산업 단지에는 반드시 완충저류시설을 설치해야한다.
그러나 일정 규모 이상의 산업단지나 공업지역에 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물환경보전법’ 개정안이 2015년 3월 시행됐지만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설치를 완료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도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완충저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산업단지 15곳 중 설치를 완료한 곳은 고작 1개에 불과하다. 현재 설치 진행 중인 4곳을 포함한다 해도 3분의 2에 해당하는 10곳(66.6%)에 대해선 뚜렷한 계획 없이 사실상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완충저류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10개 중 6개는 도내에서 화학물질 사고가 빈번한 곳이라는 것이다. 도내 화학물질 사고의 45건 중 30건이 특정 지자체(군산, 익산)에서 발생했다. 관련업체와 화학물질 취급량이 많아 그만큼 사고 위험도 큰 것이다. 
특히 새만금은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관련 기업 입주가 이어지는 만큼 유해화학물질 취급량도 증가하게 됨에 따라 세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정작 관련 지자체는 이에 대한 뚜렷한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특히 완충저류시설 운영계획을 협의해 새만금 산단 조성계획에 반영해야 함에도 도와 지자체 관련 부서는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완중저류시설 설치가 저조한 것은 이미 조성된 산단 내에서 용지와 예산 확보의 어려움이 있다고는 하지만 설치비용 70%가 국비 지원되는 사업임을 감안하면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환경재해 예방에 필수 안전시설이란 판단에 따라 법 개정을 통해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이토록 사업이 지지부진한 배경엔 지자체의 의지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전북제일신문  webmaster@jbjnews.com

<저작권자 © 전북제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