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농업연구사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로 2050년경에는 세계 인구가 약 98억명에 달해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이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식량이 필요한 실정이며 대안으로 식용곤충이 떠오르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적은 친환경 미래먹거리 식용 곤충
곤충은 가축에 비해 사육 면적이 적게 소요돼 높은 토지 이용 효율을 보이고 한 번에 수백여 개의 알을 낳으며 세대 순환이 빨라 짧은 시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동일한 양을 생산할 때 필요한 사료가 가축에 비해 적기 때문에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곤충은 소고기, 닭고기 등 기존 주요 단백질원처럼 단백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혈행 개선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총 지방산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칼슘, 철 등의 무기질 함량 또한 높아 영양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18% 이상을 차지하는데, 갈색거저리의 경우 1kg당 돼지의 1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2013년 국내 축산업에 양잠업을 합친 축잠업 시장은 16조 3,122억 원에 이르며 2012년 대비 1.4% 증가했으나 가축 질병 발생 등의 이유로 안전한 식용육류 확보를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육류 대체식품에 대한 필요성이 점진적으로 증대되고 있으므로 단백질이 풍부한 곤충은 육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인 식용곤충을 새로운 식품원료로 등록하는 일은 대체 단백질 개발을 위해서도 필요하며 식용곤충 관련 산업 기반 조성에 일조할 수 있다.

▲식용곤충의 영양성, 안전성 구명해 식품원료 등록
아메리카왕거저리는 식용곤충인 갈색거저리와 같은 거저리과의 곤충으로 외래도입종이다. 지난 2011년부터 법적 절차를 통해 수입돼 주로 고슴도치, 이구아나 등의 먹이로 사육·유통돼왔다. 풀무치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고유종으로, 메뚜기과로 벼메뚜기보다 약 2배 이상 크며 사료효율이 2배 이상 높아 생산성이 뛰어나다. 풀무치 또한 사료원료로 등록돼 있어 동물사료로 활용 가능하다. 일부 해외 국가에서 법적으로 허용된 아메리카왕거저리는 유통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서도 식용곤충으로 인정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두 곤충 모두 식경험이 없어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었고 이들을 식용곤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농가의 민원이 여러 차례 있었다. 아메리카왕거저리와 풀무치는 신소재 식품(novel food)으로 과학적인 성분 분석 및 위해성 평가를 통한 안전성 구명이 필수적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아메리카왕거저리와 풀무치의 기원 및 개발경위, 국내·외 인정 및 사용현황 등에 관한 자료 조사, 사육 방법, 제조 공정 표준화, 원료 특성, 잔류농약·중금속·병원성 미생물·알레르기 유발물질 검사, 독성 시험, 섭취량 평가자료 등의 영양성과 안전성 입증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식약처의 안전성 심사 등을 거쳐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탈지분말(2020년)과 풀무치(2021년)를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식품원료로 인정받았으며,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탈지분말은 일반식품원료로 전환(2022년)됐다.

▲식용곤충의 건강기능식품 소재 활용 계기 마련 
농진청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아메리카왕거저리 탈지물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항산화용 조성물’, ‘풀무치 추출물을 포함하는 비만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등으로 특허 등록했다.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탈지분말의 설치류 아만성 독성 평가(’21)’, ‘풀무치의 인공 부화방법(’22)’ 등 다수의 국내외 논문과 학술발표를 통해 식용곤충 2종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알리고 농가에 대량생산기술을 보급했다. 또한 식약처에 정책 제안해 식용곤충을 식품원료 분류 목록에 추가하고 식용곤충인 벼메뚜기의 학명에 해외시장에 유통 가능한 벼메뚜기 학명을 2종 추가하는 등 곤충의 영양학적, 환경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기능성 입증으로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활용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러한 연구 우수성을 인정받아 식약처장 표창(2020년), 홍보대상(우수상)(2021년), 농업기술대상(도전과제상)(2021년) 등을 수상했다.

▲농가소득 증대 및 해외시장 수출에 최선
곤충은 40-70%까지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비타민같이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이미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래 식량자원이다. 세계 식용곤충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에 이미 1억 1,200만달러를 초과해 오는 2026년까지 15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식용곤충은 벼메뚜기, 누에 유충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장수풍뎅이 유충, 아메리카왕거저리 유충, 수벌 번데기, 풀무치로 현재 10종이다. 식용곤충산업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곤충산업 육성 종합계획이 처음 수립된 2010년 대비 곤충업체 신고수는 3,012개소로 9배 이상 크게 늘었고, 곤충 판매액도 446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곤충 버거, 곤충 파스타, 곤충 빵 등 다양한 식품에 첨가할 수 있는 식용곤충은 일반 식품을 넘어 환자식, 고령친화식품으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해외 수준에 적합한 식용곤충의 식품원료 인정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앞으로 연구진은 국내 식용곤충 농가의 소득 증진과 향후 해외시장 수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에 최선을 다할 에정이다.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양잠산업과 김선영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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