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 전 전북조달청장

새만금 사업은 전북도의 미래이자 희망의 땅이다. 낙후된 전북도의 발전을 위해 33년간 전북도민은 단군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인 새만금 사업 추진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희생했다.
그러나 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정치권 일부에서는 그 책임을 지방정부로 전가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새만금 SOC 사업의 국가예산 78%를 삭감하고 새만금 기본계획 전면 재검토를 계획하는 등 새만금 사업이 또다시 존폐기로에 서있다.
전북도 각계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이미 출향민을 포함한 500만 전북도민은 형언할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이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전북도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임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이어온 새만금 관할권 인근 지자체 간 분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쟁을 신속히 마무리 하기 위해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3가지 안건(새만금 신항만 방파제, 만경7공구 방수제, 동서도로)의 관할권을 신속히 결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이다.
과연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 결정을 하고나면 새만금 관할권 분쟁이 끝이 날까?
가까운 예로 새만금 관할권 다툼의 시작인 새만금 1~4호 방조제만 보더라도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 후 그 결정에 불복한 지자체는 다음 절차인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더군다나 새만금 지역은 여러 개의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한 개의 사업이 완료될 때마다 관할구역 결정 신청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중앙분쟁위원회 기준으로 관할구역이 결정된 사업은 단 2건, 앞으로 관할구역 결정을 해야 할 사업은 13건 이상으로 이 분쟁은 수십년간 반복될 것이다.
오월동주라 했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이 같은 배를 탔다가 폭풍우를 만나자 서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벗어났다는 고사이다.
그렇다면 이제 모든 분쟁을 멈추고 새만금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전북도민의 힘을 합쳐야 할 시기다.
하지만 도내 지자체 간 갈등을 조정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 전북도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전북도는 겉으로는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 해결에 관한 조례’를 마련해 적극적인 갈등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조례제정 이후 이렇다 할 조정 사례가 없다. 더군다나 최근 도 관계자는 “관할권 조정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중앙분쟁조정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무책임한 입장마저 보이고 있다. 과연 전북도가 존재하는지 의심을 품게 한다.
전북도는 잼버리라는 상처에 관할권 다툼이라는 소금이 뿌려지는 현 상황을 시급히 봉합하고, 단결된 모습으로 새만금 사업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함께 혁신, 함께 성공이라는 김관영 도지사 체제의 전라북도 도정지표에 부합하는 역할을 해내야 할 것이다.

/이주현 전 전북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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