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도중 재계약 발표라는 이례적인 '선물'을 받은 SSG 랜더스의 김원형(50) 감독이 우승으로 구단의 신뢰에 보답했다. 2021시즌 부임 후 2시즌 만에 통합 우승이란 대업을 이룬 김 감독은 긴 호흡으로 왕조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SG는 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렸던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4-3으로 이겼다. 정규시즌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마쳤던 SSG는 한국시리즈로 4승2패로 마무리하며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승장 김원형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 도중 특별한 낭보를 접했다. 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재계약을 제안 받은 것.

계약 기간과 규모는 시리즈 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지만 일단 연장 계약이 확정되면서 김 감독은 다른 고민 없이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재계약 발표 이후 내리 2경기를 따낸 SSG는 우승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김원형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가운데서도 '가을야구 초짜' 티를 내지 않고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최근 몇 년 간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하는 감독들은 좀처럼 다음 단계로 가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를 이끌던 허삼영 전 감독이 플레이오프에서 곧바로 탈락했고,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과 류지현 전 LG 트윈스 감독은 올해 각각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다.

2021시즌 통합 우승을 일궜던 이강철 KT 위즈 감독조차도 처음이었던 2020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미끄러졌다.

김원형 감독은 2020년 NC 다이노스를 통합 우승으로 이끈 이동욱 전 감독에 이어 다시 한 번 첫 포스트시즌을 승리로 장식한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SK 와이번스(SSG 전신)에서 명투수로 활약하다 2011년 은퇴한 김 감독은 SK와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등 여러 팀의 코치를 지내며 많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다 2020년 11월30일 SK의 제 8대 감독으로 취임하며 팀 프랜차이스 선수 출신 최초의 정식 감독이 됐다. 이후 SK가 팀명을 바꿔 재창단하면서 김 감독은 SSG의 초대 감독이 됐다.

부임 첫 시즌에는 웃지 못햇다.

애초 구상한 선발진 윌머 폰트-아티 르위키-박종훈-문승원-이건욱이 모두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하며 전력이 약화됐고, KT 위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패하며 최종 6위로 2021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김원형 감독은 롯데 시절 함께했던 베테랑 노경은을 팀에 합류시키며 젊은 마운드에 경험을 보탰다. 여기에 김광현이 2년 간의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정리하고 SSG로 돌아오면서 김 감독은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기대를 모았던 이반 노바가 부진했고 노경은도 손가락 골절상을 입는 등 부침이 있었으나 경험 많은 이태양, 영건 오원석을 고루 활용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뒷문의 불안함이 노출될 때에는 김택형, 서진용, 문승원, 노경은 등 상황에 맞는 대처로 상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팀이 정체됐다고 판단될 때면 조요한, 한두솔, 전영준 등 유망주들을 기용하며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최정, 김강민, 추신수 등 베테랑들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살피며 대우했다.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췄지만 변화가 필요할 때는 단호했다.

노바와 케빈 크론이 전반기 부진을 면치 못하자 올스타 브레이크 전 숀 모리만도와 후안 라가레스로 교체했다. 두 선수는 후반기 맹활약하며 김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김 감독의 리더십 아래 신구조화를 잘 이룬 SSG는 인수 후 처음이자 SK 시절이던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정규시즌 1위에 올랐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선수들이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며 통합 우승까지 달성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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