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운 연구사

 최근 고구마의 기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고구마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아프리카 국가 등에서 고구마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고구마 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고구마의 농업생산금액은 2015년 4,962억원, 2017년 5,108억원, 2020년 7,948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단위면적당 농가 소득은 2021년 기준 10a당 2,005천원으로 식량작물 중에서 가장 높았다. 국내 고구마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고구마는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바가 큰 경제적으로 중요한 작물이다. 
  
△일본 고구마 품종보호권 강화에 대비한 국내 고구마 품종 점유율 확대 시급
 국내 고구마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병충해에 약한 외래품종의 재배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인 2000년에는 ha당 21.4톤으로 1만 ha 이상 재배하는 국가 중에서 2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내 고구마의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병충해에 약한 외래품종의 재배가 확대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일본에서는 2021년 4월부터 종묘법 개정을 통해 지식재산권 보호 규정을 시행하고 국외출원 확대를 통한 품종보호권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지식재산권 보호 규정 시행시 로열티 지급뿐만 아니라 정식으로 구입한 종묘도 해외수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외래품종 대체를 위한 우수 고구마 품종 개발 및 보급 확대가 절실하다.

△외래품종보다 맛, 외관상품성, 내병성, 수량성 우수한 고구마 품종개발
 국내 고구마는 경매시장에서 꿀고구마, 호박고구마, 밤고구마 등으로 분류하여 유통되고 있다. ‘소담미’ 품종은 꿀고구마, ‘호감미’ 품종은 호박고구마, ‘진율미’ 품종은 밤고구마에 속한다. ‘소담미’는 껍질이 매끄럽고 눈이 얕고 모양이 균일해 외관 상품성 우수하다. 단맛을 강하게 느끼게 하는 프룩토오스, 글루코오스, 수크로오스 함량이 외래품종 ‘베니하루카’보다 75.3%, 79.8%, 20.2% 높아 단맛이 15% 더 강하다. 장기간 저장 시 부패율, 공동화 현상 거의 없어 저장성이 우수하고 ‘베니하루카’보다 상품괴근수량이 34.7% 많다. 지난 2021년 진행된 고구마 현장평가회에서 ‘소담미’는 ‘베니하루카’보다 모양 균일성, 외관상품성, 식미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소담미’는 보급 2년 만에 점유율이 7.6%를 달성해 4위를 차지했다. ‘소담미’는 소비자, 생산자 선호도 측면에서 ‘베니하루카’를 대체할 수 있는 국내 품종 중 유일한 품종이다.
  호박고구마는 일본 품종인 ‘안노이모’, ‘안노베니’가 국내에서 주로 재배가 되던 품종이었다. ‘호감미’는 덩굴쪼김병과 뿌리혹선충에 중도저항성으로 재배안정성이 있으며 덩이뿌리의 수량도 ha당 24.1톤으로 ‘안노이모’보다 35%가 많다. ‘호감미’가 육성되었던 해인 2015년에는 국내 호박고구마 점유율은 ‘안노이모’와 ‘안노베니’가 14.2%였고, 품종미상의 호박고구마 품종까지 합하면 35.3%에 달했다. ‘호감미’의 국내 점유율은 2022년 기준 8.8%로 국내 2위를 차지해 호박고구마 중에서는 외래품종을 재치고 점유율이 가장 높은 품종이 됐다. 밤고구마인 ‘진율미’는 육질이 분질인 ‘신천미’와 ‘전미’를 교배해 2016년에 육성됐으며 덩굴쪼김병에 강하고 가뭄, 강우지속 등 기상환경에 대한 재배안정성이 높다. 고구마 품종은 대부분 조기재배 수량이 보통기재배 수량보다 낮으나 ‘진율미’는 조기재배 수량이 ha당 24.2톤으로 ‘호감미’나 ‘풍원미’ 등 다수성 품종의 보통기재배 수준만큼 나오는 조기재배에 적합한 다수성 품종이면서 수확 직후에도 당도와 식미가 우수해 조기출하에도 적합하다. 보통기재배 수량은 ha당 28.6톤으로 외래품종인 ‘베니하루까’보다 62%나 많다. 최근 몇 년간 가뭄 또는 강우가 지속되는 기상환경으로 인해 ‘베니하루까’의 수량은 30%에서 많게는 50% 이상 감소하기도 하였는데 ‘진율미’ 품종은 수량 감소가 거의 없어 재배안정성을 인정받는 기회가 됐다. 
 농진청은 ‘호감미’, ‘진율미’, ‘단자미’, ‘풍원미’ 등 신품종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용촉진사업을 추진했고, 바이러스 무병묘 생산 거점단지 조성 확대를 위해 고구마 품종 기술이전 업체에 바이러스 무병묘를 보급했다. 기술이전은 ‘진율미’ 등 3품종에 대해 23개 육묘업체 등에 48건, 11,560천원을 실시했다.

△맛+내병성+다수성 품종개발을 위한 우수자원 확보
 ‘소담미’, ‘호감미’, ‘풍원미’, ‘진율미’ 등 맛, 외관, 병 저항성이 우수한 품종들을 교배 자원으로 이용해 우수한 고구마 품종과 계통을 육성했다. ‘호감미’ 품종은 국내 육성 품종 중 단맛이 가장 강한 품종으로서 ‘호감미’ 품종을 모본으로 활용해 국내 점유율이 가장 높은 ‘베니하루까’보다 단맛이 강하고 외관상품성이 우수한 고구마 ‘소담미’ 품종을 육성했다. 병에 강한 호박고구마 품종을 육성하기 위해 덩굴쪼김병과 뿌리혹선충에 강한 ‘풍원미’와 더뎅이병에 강한 ‘호감미’를 교배하여 맛 좋고 덩굴쪼김병, 더뎅이병, 뿌리혹선충에 강한 호박고구마 ‘호풍미’ 품종을 육성했다. ‘호감미’, ‘풍원미’, ‘호풍미’, ‘소담미’ 등 품종들은 외래품종의 대체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구마 품종을 육성하기 위한 교배자원으로서 우리나라 고구마 품종 개발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식미 우수, 내병충성 품종 개발로 농가 생산성 향상 및 소득 증대
 식미가 우수한 내병충성, 다수성 고구마 품종 개발 및 보급을 통해 농가 생산성을 향상시켜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호감미’는 ‘안노베니’보다 수량이 2.3배 많고, 가격이 1.4배 높아 조수입이 3.2배 높다. 진율미는 조기재배 수량이 많아 가격이 집중 출하시기보다 43~54% 높은 7~8월 출하에 유리해 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실시한 기술가치평가에서 ‘진율미’, ‘호감미’ 품종의 기술가치는 20,619백만원에 달한다. 우수한 고구마 품종 개발 및 보급으로 국내 품종 점유율이 2016년 14.9%에서 2022년 36.9%로 증가하는 데 기여해 일본의 품종보호권 강화 조치에 대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호감미’, ‘단자미’ 품종은 홍콩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2019년과 2020년에 홍콩에 수출됐으며 매출은 2019년 60백만원에서 2020년에는 2배 가량 증가해 국내 품종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2022년에는 ‘소담미’ 품종이 홍콩에 수출됐다. 식미가 좋고 기능성 성분이 풍부한 ‘호감미’, ‘풍원미’, ‘단자미’ 품종의 개발, 보급을 통해 기능성 고구마의 소비가 확대됨으로써 국민건강 증진과 공익적 비용지출 절감이라는 경제적, 사회적 기여를 했다.

 처음 고구마연구실에 발령받았을 때 우점 품종인 병에 약한 외래 호박고구마 품종인 ‘안노베니’를 대체해야 한다는 목표를 부여받았다. 그 당시에는 ‘안노베니’ 품종만 대체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호감미’가 보급되면서 ‘안노베니’는 점유율이 감소했지만 꿀고구마 ‘베니하루카’의 점유율이 점차 높아져 ‘베니하루카’를 대체하는 품종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됐다. 시간이 지나 ‘베니하루카’를 대체할 수 있는 ‘소담미’ 품종도 개발하게 됐다. 2020년에는 잎자루 재배농가와 소비자가 원하는 잎자루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채소용 ‘통채루’ 품종을 개발했고 분양 요청도 늘고 있습니다. 국내 호박고구마 최초로 덩굴쪼김병, 더뎅이병, 뿌리혹선충에 강한 ‘호풍미’ 품종도 개발했다. 2022년에 영암, 당진, 강화에서 ‘호풍미’ 현장평가회를 개최했고, 맛, 외관, 수량성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선제적으로 수요자 선호 고구마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해 국내 고구마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을 다짐해본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 이형운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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