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히 통과가 예상됐던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안’이 또다시 지역주의라는 복병을 만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되고 말았다.
전북도와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은 ‘전북특별자치도법안’이 지난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자 여야를 가릴 것 없이 크게 환영하면서 순탄한 국회 법사위 통과를 장담해왔다.   
이 특별법 제정안은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익산을)ㆍ안호영(완주ㆍ진안ㆍ무주ㆍ장수) 의원이 지난 8월  각각 대표 발의했다.
따라서 여야 의원이 발의한 만큼 ‘전북특별자치도법안’이 법사위와 본회를 거쳐 최종 통과되면 행정 체제 개편에 따라 지위 또한 정부 직할로 격상될 것으로 기대됐다.
이와 함께 국무총리 소속으로 특별자치도 지원위원회가 설치돼 전북에 필요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법이 정하는 범위에서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조직과 체계가 가동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 ‘전북특별자치도법안’은 강원을 지역구로 하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극렬한 반대로 결국 의결되지 못했다. 유 의원은 ‘전북특별자치도법’이 논의되자마자 강원과의 중복을 이유로 전북에 특례를 주는 특별법안을 반대했고 결국 계류됐다. 
유 의원은 ‘전북특별자치도법안’이 제정되면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각종 인허가권이나 여러 가지 행정권에 대한 특례를 요구할 텐데 특별자치단체가 많으면 조정이 되겠냐면서, 각 광역자치단체가 모두 특별자치도로 나가게 되면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북은 법사위에 단 한 명의 위원도 배치되지 않았다. 강원 지역구 의원이 강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전북은 지역 간 균형을 주장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이날 전북과 관계된 사람은 단 한 명도 법사위 회의장에 참석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사정이 이 같아지자 전북도와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지난 1일 법사위 통과를 기원하면서 하나 된 모습으로 열심히 노력할 것을 다짐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 보면서도 법사위 통과에 무게를 둔 것이 사실이었다면서, 현재 도는 물론 국회에서도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전북도는 9일 정기국회 마무리 후 소집될 것으로 보이는 임시국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전북제일신문  webmaster@jbjnews.com

<저작권자 © 전북제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