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홍정우 기자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난 1월부터 부안군의회에 대한 인사권이 부안군으로부터 독립된 가운데 우려했던 의원 줄세우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오는 8월 부안군의회 첫 독립적인 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무관급 승진인사에 거론되고 있는 공무원들이 지난 1월 정기인사에서 부안군의회로 전출되는 과정에서 모 의원들2명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흘러나오면서다.

의혹의 핵심은 지난 1월 부안군 정기인사에 앞서 의회 전출을 희망하는 팀장급(주사)이 많았지만 부안군의회 모 의원 2명이 각각 1명씩 팀장들을 지목해 해당 공무원들이 의회로 전출됐다는 것이다.

지목된 공무원들은 1월 인사에서 부안군의회로 전출됐으며 의회로 옮긴 지 6개월 만에 의회 첫 정기인사에서 과장(사무관급) 승진인사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전형적인 의원 줄세우기이며 의회 인사권 독립의 병폐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의회에서 승진하고 싶으면 의원들에게 잘 보이고 줄을 서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행정은 물론 산업과 건설, 농업, 어업, 청소년, 노인, 여성 등 집행부의 다양한 현안업무를 견제·감시해야 하는 의회의 특성상 다양한 직렬의 직원들이 필요하지만 지난 1월 부안군에서 부안군의회로 전출된 3명의 팀장들은 모두 행정직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공서열과 전문성, 직렬을 파괴한 해괴한 인사라는 것이다.

의회는 부안군민과 공무원들의 위에서 군림하는 권력이 아니다.

자신들을 뽑아준 부안군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부안발전을 위해 희생·봉사하는 위치가 바로 의회와 의원의 역할이다.

그러나 인사권이 독립된 부안군의회의 현 모습은 말 그대로 안하무인이다.

자신들의 손에 들린 인사권이라는 무서운 칼을 제대로 들지도 못하면서 마구잡이로 휘둘려고 하고 있다.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TV 드라마 ‘환혼’ 속 장욱처럼 통제하지 못하는 술책이나 무서운 칼은 결국 자신들에게 큰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드라마에서 장욱은 통제하지 못하는 무서운 칼을 휘두르기보다 통제하기 위해 자신의 힘을 기르고 부단히 검술을 익힌다.

지금 부안군의회에 필요한 것은 통제하지도 못하는 인사권의 무서운 칼을 드는 것이 아니라 그 칼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고민해 제대로 된 원칙과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나에게 잘 보이는 사람을 승진시키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의회 전체의 인사원칙과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부안군의회가 제9대 개원 초부터 무리하고 상식 밖의 인사에 힘을 빼지 말고 앞으로 4년간 부안군민과 부안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심도 있게 고민할 때다.

이를 간과한다면 지금 자신들이 들고 있는 통제하지도 못하는 무서운 칼에 압도당해 명(命)만 재촉할 것이다.

홍정우 기자  jbjb01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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