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물가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에 물가상승률이 4%선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러시아산(産) 원유 공급 차질로 인해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 전망과 관련해 ‘미 에너지정보청은 배럴당 103.3달러’, ‘해외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118.4달러’, ‘옥스퍼드경제연구소는 100.3달러’, ‘5개 투자은행은 평균 102.5달러’를 제시했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월 천연가스 가격은 네덜란드 TTF 거래소 현물 기준으로 전월 대비 53.6%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석탄 가격도 호주 뉴캐슬항 현물 기준 29.1% 올랐다. 

이처럼 높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은 국내 물가를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 3월 수입 물가지수(148.80)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광산품이 전년 동월 대비 81.1%, 석탄 및 석유제품이 74.5%, 제1차 금속제품이 37.3% 오르면서 수입 물가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생산자물가지수도 3월(116.46) 들어 역대 최고를 찍었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시작해 3개월 연속으로 최고 기록이 경신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에서 생산자가 시장에 출하하는 각종 상품ㆍ서비스 가격을 측정해 종합적으로 지수화한 것이다. 국내 소비자물가보다 1개월 정도 앞선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에 이어 4월에도 4% 선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대에 접어든 뒤 11월 3.8%, 12월 3.7%에 이어 올해 1월 3.6%, 2월 3.7%를 기록했다. 3월에는 4.1%로 4% 선을 뚫었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장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들어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크게 들썩이고 있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4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전월 대비 0.2%p 오른 3.1%를 기록했다. 지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의 최고치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한은이 관심을 기울이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가계와 기업의 임금 협상이나 가격ㆍ투자 결정에 반영돼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통상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가계는 임금 상승을 요구해 상품의 생산비용이 오르고, 기업은 가격 인상을 추진하게 된다.

한편 5월부터 가스요금이 오른다. 주택용 요금은 8.4% 오르면서 가구평균 월 요금부담(서울시 기준)이 2450원 더 늘 전망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LNG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 매 홀수월 조정)와 도ㆍ소매 공급업자의 공급비용 및 투자보수를 더한 ‘도ㆍ소매 공급비’(도매 매년 5월, 소매 매년 7월 조정)로 구성된다.

5월 요금은 기준원료비는 동결하지만 지난해 오른 정산단가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오르게 된다. 정부는 최근 가스시장 불안정에 따라 국제가격이 급등해 원료비 인상요인이 큰 폭으로 발생했지만, 국민부담 및 물가안정을 고려해 민수용 요금의 기준원료비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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