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홍정우 기자

부안군에 대한 부안군의회의 2021년 행정사무감사가 11월 17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됐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를 지방의회에서 감사하는 것이다.
이는 국가로 보면 지방자치단체는 행정부의 역할을 담당하고 지방의회는 입법부(국회)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행정학에서 배우는 삼권분립에 따라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서로를 견제하는데에서 출발한 것이 지방자치단체에도 적용이 됨에 따라 집행부를 견제하기 위해 의회가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행정사무감사다.

따라서 1년간의 집행부가 행한 행정사무와 예산집행 등의 전반적인 내용을 지방의회에서 행정업무가 적절하게 주민들을 위해 처리됐는지, 예산은 적절하게 사용됐는지 등을 감사하는 것이다.

행정사무감사를 대비해서 집행부는 각 부서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2주일 길게는 한 달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일년치 살림에 대해서 정리를 해야 하고 진행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되는 것인지, 올해의 예산은 어떻게 집행이 됐으며 내년에는 어떻게 되는 지 등에 대해서도 정리해야 한다.

각 팀(계)의 서무들이 보통 취합을 하고 의회에서 요구하는 자료들을 준비해서 각 팀별로 작성된 자료를 각 실과의 서무가 취합하고 이것을 또 의회 담당부서에서 최종 취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는 와중에 실적에 대한 파악이 이뤄지고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답변을 해야 할지, 예상되는 질문은 무엇인지, 그에 대한 답변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한다.
한마디로 행정사무감사를 위해서 수많은 행정력이 동원된다는 것이다.

부안군의회는 올해 행정사무감사와 관련해 250여건의 자료를 집행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부안군청의 많은 행정력이 투입됐다. 
더구나 행정사무감사 기간은 올해 추진사업 마무리와 내년도 시행사업 준비를 위해 집행부에서 가장 바쁜 시기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도 중요한 업무다.

그런데 부안군의회는 수많은 행정력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사무감사에서 요구자료와는 관련 없는 별도의 질문만 이어갔다.
대부분 요구자료는 그대로 넘어가고 평소 지방의원들이 생각하고 있던 민원성 질문들만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부안군의회가 집행부를 골탕 먹이는 것이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행정사무감사 요구자료는 감사를 위한 기초자료로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뤄질 수도 있고 의원들의 참고자료로만 활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원들이 자신의 질문과는 무관한 자료까지 무분별하게 요청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해 봐도 부안군의원이 10명이니 250여건이며 의원 1명당 25건의 자료를 요구한 것이다.

지방의회가 집행부를 견제·감시하기 위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자료를 요구해 냉철하게 분석하고 송곳 같은 예리한 질문으로 집행부의 잘못된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무조건적인 자료 요구는 애꿎은 행정력만 낭비하는 것이다.

내년 새롭게 구성되는 제9대 부안군의회에서는 집행부 골탕먹이기식 자료요구가 아닌 진정한 의정활동을 위한 효율적인 자료요구가 이뤄지기를 희망해 본다.

홍정우 기자  jbjb01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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