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기 정읍소방서장

한 달 동안 이어졌던 소나기가 끝나니 장마가 찾아와 전북지역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7.5 ~ 7.7까지 남원 154.9㎜를 최고로 전주 150.2㎜, 익산 136.1㎜ 등 도내 평균 130.9㎜ 강우량을 기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지방하천 범람 1건, 도로 토사 유입·침수 19건, 상가·건물(주택) 침수가 210동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장마는 예년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국지적으로 내리는 호우가 될 가능성이 크고 태풍은 작년과 비슷하게 2~3번 올라올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작년 7월 23일 부산 동구 초량동 제1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였다. 국지성 호우로 인해 불과 10여 분 만에 길이 165M, 폭 19M, 높이 3.5M인 지하차도에 2.5M까지 물이 차올라 3명이 숨지고 6명이 구조된 사고였다.

이렇듯 7월~8월 기간 중 지속적인 집중호우와 태풍에 소방공무원은 수난 구조뿐만 아니라 풍수해 지원활동 및 벌집 제거 등 다양한 유형의 소방 활동을 하게 된다.

소방기본법 제16의 2에는‘자연재해에 따른 급수·배수 및 제설 등 지원활동’,‘119에 접수된 생활안전 및 위험 제거 활동’등을 명시하고 있어 소방 활동의 다양화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 소방공무원은 화재진압, 구조·구급, 예방 활동을 고유 업무로 여겼지만 현재는 역할이 점차 확대되어 여름철 벌집 제거, 겨울철 대형 고드름 제거와 같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건·사고가 주요 업무 중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전북소방본부 통계에 따르면 화재 2천 2백여건, 구조 6만6천여 건, 구급 12만여 건의 출동을 하였으며 벌집 제거, 급수·배수, 단순 문 개방 등 생활구조 출동 건수 또한 40만여 건으로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소방공무원의 역할 확대는 복잡하고 다양해진 재난 현장에서 예측할 수 없는 소방대원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역할이 증가하면 할수록 안전사고도 비례하여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여름은 늦은 장마와 국지성 호우가 예상되어 안전사고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이번 여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정읍소방서는 여름철 소방 활동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주요 분야는 폭염, 수난 구조, 풍수해, 생활안전이다.

먼저 여름철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의 온열질환 발생에 대비해 폭염 대비 물품인 얼음조끼와 정제염을 확보하는 등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 그리고 풍수해나 수난 구조 훈련·활동 시 대원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현장은 진입을 금지하여 대원의 안전을 우선 확보하고 소방 활동을 전개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벌집 제거 출동 등 생활안전 활동 출동대원에게 현장 대응 매뉴얼을 교육하고, 전문 구조대원을 통해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소방대원 각 개인도 안전을 지키기 위하여 재난 현장에서 기본 수칙을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독단적 행동 금지 및 개인 안전 장비 착용 등이다.

단순한 부주의 하나로 목숨을 잃을 수 있고, 대원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은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생각으로 소방 현장 활동 최우선은‘대원 안전’이라는 사실을 이번 여름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백성기 정읍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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