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자신들의 아성인 호남 민심 챙기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에도 타 시도에 비해 낙후된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북도민들의 시선은 그렇게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 주말 5ㆍ18 민주화 묘지를 찾은 지 엿새 만에 다시 호남권을 찾아 전라선 KTX 신설 등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 지지율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 전략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여당의 텃밭’이자 ‘야당의 불모지’ 전북을 찾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지역과의 개인적 인연 등을 강조하며 한 목소리로 ‘전북의힘’을 외쳤다. 국민의힘 ‘전북동행’ 국회의원 10명과 비대위원 등은 이날 전북도청에서 도내 14개 시ㆍ군 단체장과 정책협의회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9월 23일 당내 49명의 ‘호남동행’ 국회의원을 위촉했다. 그 중 17명은 ‘전북동행’ 국회의원으로 분류돼 전북지역 14개 시ㆍ군을 각각 ‘제2의 지역구’로 지정했다.

사정이 이 같아지자 이낙연 민주당대표는 30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첫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송정역 확장과 전남ㆍ북이 공통으로 관심을 갖는 전라선 KTX 문제는 내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추진하게 되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하도록 오늘 아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호남권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뉴딜 사업을 높이 평가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부안군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공공기관 지역 인재 채용 비율 확대와 하위직 공무원 지방 할당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전국 혁신도시에 있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지방 대학 출신자를 50%까지 뽑는 방안의 검토 중임을 소개하며, 문재인 정부 임기 말까지 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이 있는 그 지방의 대학 출신자를 30%를 뽑는 걸 목표로 하는데 거기에 20%를 더 얹어서 다른 지역 지방대 출신도 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하위직 공무원 지방 할당제도 부분 도입도 시사했다. 지금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분들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몇 년 후 실시를 전제로 하위직 공무원의 지방 할당제도 부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 도시를 살린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또 이 대표는 인재 유입과 투자가 이뤄지는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 등 세제 지원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거리가 먼 지역에 기업이 입지한다면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방식의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고민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이번 전북 방문은 양당이 수세에 직면한 정국을 슬기롭게 돌파하고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로 풀이되며, 앞으로 다가올 대통령선거나 지방자치선거 등에서 승리를 위한 호남민심 달래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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